국책사업이 감언이설로 주민들을 현혹시키거나, 추후 당초의 약속을 명백히 위반한다면 제아무리 사업취지의 당위성으로 해명하더라도 정당하지 못한 공권력의 행사에 불과하다. 해군이 최근 제주해군기지 항만 전체는 물론 항외수역까지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히면서 MOU를 명백히 위반하려하고 있다. MOU의 법적구속력이 아무리 없다하더라도, 주민들이 반대하는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MOU를 체결하였다면 MOU의 내용은 국책사업의 추진방향과 중대 방침을 설정한 것이다. 주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행사를 해치지 않겠다는 조항은 반대주민들을 설득할 핵심 조항과 다름없음에도, 이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 설정행위를 한다는 것은 반대주민은 물론 나아가 제주도를 상대로 한 해군의 ‘횡포와 기망’이다. 군사적 목적과 피해지역의 상생을 약속하며 민군복합항을 약속하였지만 허울아래 군사적 목적만이 대개 수행되고 있을 뿐, 크루즈 허브라든지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해 제주도와 강정마을이 체감하는 효과는 사실상 미미하다.
더욱이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가 밝혔듯, 강정해군기지를 추진하면서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접점없이, 조직적으로 인권침해적인 공권력을 투입하여 폭력적으로 남용하였다. 폭력으로부터 보호해야할 국가가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처리하면서 일궈낸 결과가 결국 제주도민을 기망한 ‘민군복합관광미항’이라는 허울을 쓴 군사시설에 불과하다니, 폭압적 처사에 숨죽이며 피해를 당한 주민들로서는 천인공노할 일인 것이다. 국토부가 추진중인 제2공항도 결국은 도민과 피해주민들이 알고 있는 목적 ‘외’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의혹에 더욱 힘이 실리는 것도 억측이 아닌 것도 이 때문이다. 해군의 해명을 강력히 촉구한다.
제주신문 jejupress@jejupre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