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제주교구 심포지엄..."학계·지역사회 관심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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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오후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3·1운동과 제주여성’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이 발표하고 있다. | ||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제주여성 항일운동가였던 강평국 선생에 대한 조명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천주교 제주교구 3·1운동 100주년 기념위원회(위원장 문창우 주교)는 20일 오후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3·1운동과 제주여성’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허영선 제주4·3 연구소장은 ‘강평국, 그는 왜 아직도 미완인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여성사의 거대한 맥이 된 이름들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며 “특히 아직도 서훈을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 강평국 선생의 재조명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주제발표에서는 강 선생과 항일운동에 함께 참여한 고수선, 최정숙 선생이 생전에 남긴 기록들을 확인하면서 아직도 서훈을 받지 못한 강 선생에 대한 사료들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허 소장은 “강 선생은 판결문 등 기록문서나 다른 증빙서류를 갖추지 못해 서훈 신청을 할 수 없어 배제돼 온 것”이라며 “그러나 항일 대열에 나란히 섰던 최은희, 고수선, 최정숙 선생 등의 각종 기록을 살펴보면 강 선생을 독립운동의 핵심인물로 거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독립운동가인 동시에 ‘제주 최초 여교사’였던 강 선생의 제자들이 말한 증언들도 제시했다.
1989년 당시 91세인 제자 한여택은 “1학년 담당이던 선생이 너희들은 훌륭한 국민이 돼야 한다고 항상 학생들에게 일깨워줬지요 (중략) 학생들에게 조선글을 알아야 한다고 ‘유년필독’을 가르치고 있을 때 선생이 같은 학교 직원의 밀고로 잡혀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언들은 3·1운동 이후 선생의 투옥생활, 고문 등을 알려주고 있지만 관련된 자세한 기록은 아직 발굴되지 않고 있다.
허 소장은 “그가 묻혀진 독립운동가였다는 게 알려진 것은 1981년 황사평 묘역에서 있었던 그의 묘비 제막식에서였다”며 “선생에 대한 재조명 논의가 1980년대부터 나왔으나 학계와 지역사회의 관심 부족 등으로 인해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직도 정확하지 않은 강 선생의 얼굴이 각종 인터넷 등에 떠도는 것을 우리가 바로 잡고 강 선생의 시대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그에 대한 조명과 기념이 제대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밖에도 심포지엄에서는 문창우 주교의 ‘3·1운동과 한국교회의 발자취 그리고 성찰’ 기조강연, 윤순자 전남대 교수가 ‘한국사로 본 제주의 3·1운동’, 박찬식 역사학 박사의 ‘교회사로 본 제주의 3·1운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임청하 기자 purenmul@jejupre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