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분양 증가·가격 고공행진 부담 주택.토지 거래 둔화
건축자재 반입도 급감…주담대 등 가계대출 증가 꺾여
[제주신문=윤승빈 기자] 제주지역 부동산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실물경제 지표도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던 주택시장은 미분양 물량이 사상 최대로 쌓이면서 가격 오름세가 주춤하고 거래도 급감하는 양상으로 돌아섰다.
토지거래 역시 전국 최고 오름세가 누적된데 따른 피로감 등으로 줄어들면서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다.
이처럼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과 토지 거래 등이 감소하면서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폭도 완연하게 둔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주택매매거래량은 516건으로 작년동월(706건) 대비 26.9% 줄었고, 전달과 5년 평균치에 비해서는 각각 34.8%, 46.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2006년 7월부터 거래량 통계를 작성한 이후 2월 거래량으로는 가장 적은 규모다.
전체 월 중에서도 2012년 7월 499건을 기록한 이후 79개월 만에 최저치이기도 하다.
올해 1~2월 누계 매매거래량은 1308건으로 작년동기 및 5년 평균과 비교해 각각 17.9%, 40.8% 줄었다.
이처럼 주택경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지난해 주요 건축자재인 모래와 시멘트, 철재 등의 도내 반입량은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토지거래도 지난달 3160필지로 전달 및 지난해 2월과 견줘 각각 23.5%, 24.3% 줄었다. 한달 거래실적으로는 2013년 9월(2833필지) 이후 65개월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특히 도외 거주자인 ‘외지인’이 사들인 도내 토지는 지난해 2만2118필지로 전년에 비해 15.7% 감소했다.
인구유입 둔화와 관광객 감소 등으로 ‘부동산 광풍’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주택구입 자금 등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 1월 도내 가계대출 잔액은 15조4646억원으로 한 달 동안 234억원 늘어나는 그쳤다. 전달 증가폭에 비하면 1000억원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증가세 둔화가 뚜렷했다.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덩치가 커졌던 지역경제가 어떤 흐름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승빈 기자 sb@jejupre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