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상황 불구 내국인 개별 여행객 선호하는 업종 중심 ‘호황’
골프장·렌터카 요금 천정부지…도심 호텔 장기휴업에 경매 매각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2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제주관광이 역대급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골프장과 렌터카 요금은 코로나 이전 성수기 수준으로 올랐고 이용객도 최다 수준이다. 해외여행 수요를 흡수하면서 1박에 40~50만원을 훌쩍 넘는 고급호텔도 만실 행렬이다.
하지만 제주도심 호텔과 관광지와 먼 거리에 있는 소형 숙박업소들은 ‘죽을 맛’이다. 1년 넘게 장기휴업한 호텔도 있고 경매로 넘어간 숙박업소들도 생겨나고 있다.
17일 법원경매정보 사이트에서 제주지역 경매 진행 물건을 검색해보니 이름만 대면 알만한 중·소형 호텔 객실들이 줄줄이 나왔다.
소유자의 채무 관계로 전문 업체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호텔 객실이 경매로 넘어온 것인데 같은 호텔에서만 4객실이 경매에 부쳐진 곳도 있다. 소유자는 모두 다르다. 소형 숙박업소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간 사례도 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관광객은 조만간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상당 부분 회복했다.
이로 인해 렌터카나 골프업, 고급호텔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크게 치솟은 렌터카 가격을 두고 ‘바가지’ 논란까지 일 정도다. 골프장 역시 요금을 올리면서 기존 회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서귀포 중문에 위치한 고급호텔들의 경우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방은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스위트룸 등 고급 객실도 80~90%의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주시내 중심 비지니스 호텔과 관광지 외곽에 위치한 숙박업소들은 이 같은 호황을 체감하기 어렵다.
제주시내 호텔 중 1년 넘게 장기 휴업한 곳도 있다. 이곳 근로자들은 무급휴가로 사측과 고통을 분담했지만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며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정상영업을 촉구하기도 했다.
관광지 외곽에 위치한 숙박업소들은 가격을 내리거나 각종 이벤트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 마저도 여의치 못하면 매매되거나 경매로 넘어가기 일쑤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내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일부 특급호텔들과 달리 외국인 패키지나 국내 패키지, 중저가 가격의 호텔들은 손님이 하나도 없다”며 제주관광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곳곳에서 제주관광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일부 업종에서는 여전히 경영난이 이어지는 등 불황을 겪고 있다.
이서희 기자 staysf@jejupre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