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설물 파손하고 사진촬영 위해 금지구역 들어가 억새 밟아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제주를 찾는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가을 정취를 느끼기 위해 오름을 탐방하는 도민과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오름 훼손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오름에 쓰레기를 투기하거나 시설물을 파손하는 일 등이 빈번하게 발생, 탐방객들의 민원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제주도 민원게시판을 보면 오름과 관련된 각종 불편사항이 줄을 잇고 있다.
제주도민 정모씨는 민원글을 통해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아부오름은 도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오름”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부오름에 설치돼 있는 화장실은 청소가 돼있지 않고 쓰레기가 넘쳐나는 등 관리가 안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따라비오름과 저지오름, 군산오름 등의 벤치나 시설물이 파손돼 방치돼 있다며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보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탐방객으로 인한 오름 시설물 파손 뿐만아니라 쓰레기 투기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서귀포시 서호동에 위치한 고근산 오름은 탐방객들이 투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캔과 페트병, 담배꽁초까지 무분별하게 버려지면서 수풀과 함께 뒤엉켜 있는 실정이다. 악취는 물론 해충 문제까지 발생, 미관도 심하게 저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자원봉사자 등이 오름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대한 쓰레기 수거에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제주시 새별오름의 경우 사진 촬영을 하려는 방문객들로 인해 억새가 짓밟히고 꺾이면서 훼손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환경단체 관계자는 “최근 오름이 관광객들로부터 각광 받으면서 훼손이나 오염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하루 탐방객 수를 제한하거나, 도내 오름을 전체적으로 홍보해 탐방객을 분산시키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taysf@jejupre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