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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기억 발견하는 거울이길"

기사승인 2020.01.28  17: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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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현덕식 작가
어멍·해녀 제주적 작업 잇다
오랜 자문 끝 '뚜벅이' 탄생
익살스런 주제 진솔함 전하고파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뜻하는 대로 삶이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현재를 마주할 때가 많다.

현덕식 작가(41)는 그런 현재를 자신의 뜻대로 돌려놓았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뚜벅이’를 통해서다.

   
▲ 현덕식 작가.

뚜벅이는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상상하는 걸 즐기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자신의 소신대로, 자기가 정한 기준대로 그만의 길을 꿋꿋이 걸어간다.

뚜벅이가 탄생하기 전까지 작가의 오랜 자문자답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한 작가는 고향이자 늘 지내온 곳, 제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제주적인 것을 고민하던 차에 어머니와 해녀의 교차점을 발견했고, 해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모아 서귀포에서 첫 개인전을 마쳤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해녀에 이어 유시도를 그렸다. 속이 투명한 얼음이 바다 위에서 녹아 흐르는 것을 묘사한 작품으로 욕망이 해체돼 순수한 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품은 작품이다.

주변에서는 그의 대표작으로 유시도를 꼽았지만 정작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 유시도를 그리는 작업이 익숙해지면서, 분명 ‘다양한’ 얼음이었던 소재가 ‘고정된’ 얼음으로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작업 과정이 “그릴 땐 빠져들었지만 지나고 보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 같았다”는 그는 답답한 마음을 추스리고 처음 그림을 그리던 때를 돌이켜봤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그림을 그리게 됐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건네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자신과의 대화를 이어가다보니 하루동안 무엇을 했는지 대변하는 친구가 필요하다고 느낀 작가는 마침내 뚜벅이를 만났다.

   
▲ 현덕식 작 ‘뚜벅이 최고’.

뚜벅이는 얼핏 보면 돌하르방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동자석 같기도 하다. 흰 티와 반바지, 삼선 슬리퍼를 즐겨 신는 뚜벅이는 익살스런 주제 속에서 다양한 표정과 몸짓을 표현한다. ‘뚜벅아 넌 최고야!’, ‘나만 믿어!’, ‘꽃을 든 남자’, ‘뚜벅이 최고!’, ‘뚜벅아 사랑해!’ 등 자기 자신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뚜벅이는 웃음을 자아내면서 어느새 잊어버리고 있던 기억을 한 곳으로 데려온다.

일상 속 대화에서 나온 이야기를 주제삼아 말하는 작가는 뚜벅이를 통해 ‘진솔함’을 전하고 싶어한다.

“뚜벅이도 솔직한 애였으면 좋겠어요. 뭔가 꾸며서 내용적인 걸 말하는 게 아니니까”라며 그간 상상했던 것, 생각했던 것, 말하고 싶은 것 등을 막힘없이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뚜벅이는 일상이었던 주무대를 확장해 세월호와 4·3 등을 배경으로 세상에 나왔다. 이전 작업에서는 풀어낼 수 없던 내용들이 뚜벅이가 등장하면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작품 ‘삼촌! 이제는 슬퍼하지 마세요’에서는 홀로 아픈 짐을 짊어지려 하지말고, 내려놓고 편해지라며 뚜벅이가 삼촌을 껴안는다.

실은 뚜벅이가 작가 자신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거울이 됐으면 한다는 작가의 바람도 담겼다.

작가는 “일상에 다양한 표정들이 있을텐데 어느 순간 그런 게 무의미하게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뚜벅이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자신의 표정을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청하 기자 purenmul@jejupress.co.kr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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