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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버스 터미널 후문에서

기사승인 2019.06.25  17: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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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씩이나 크게 감기에 걸렸던 아내가 오늘은 조금 나은 모양이다. 밖에서 식사하잔다. 그도 그럴 것이 이틀씩이나 식음을 전폐했으니 속 또한 허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스크에 아직 기침은 하지만 병원에 가자라는 내 말을 뒤로한다. 이제 많이 좋아졌다고 하면서. 한 편으론 미안하기도 하고 죄스럽기도 하다 적극적으로 병원 얘기를 못 해서이다.

 우리는 길을 나선다. 작은 종이 보따리를 들고 나가면서 서귀포 N 곳의 조카에게 제주시 터미널에 가서 N 방향 버스 기사에게 부탁하면 된단다.

 이내 자가용을 몰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하여 후문으로 갔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 마스크를 쓰고 아내는 내렸다. 나는 차에서 시동을 켠 채로 아내의 행보가 대형버스에 가려지고, 나오고 또 가려지는 과정을 지켜본다. 여러 대의 버스가 내 차 앞을 지나 동서로 가는 것 같다.

 나는 제주도의 다도 추자도에서 태어나 차라는 치읓 자도 몰랐던 도서 촌놈이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H 면의 고등학교에서 여름, 겨울방학 등을 보내며 장거리 버스, 지금 생각하면 그때는 2~3시간 거리의 촌스러움의 움직임이 새삼 생각이 났다. 그땐 지금 떠나가는 버스 안이 꽉 차서 앉아가지 못하고 두세 시간씩이나 서서 목적지까지 가서 내렸는데 몇 명 안 타고 목적지를 향해 터미널 후문을 빠져나가는 차들을 볼 때그 시절에.

 짐차 같았던 그 상황과 비교되리만큼 차 안의 손님이 부럽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의 일이기에 그때의 그 추억이 주마등처럼 지금 내 앞에서 비교되어 스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저 차 안의 손님이 되어 본다.

 앉아서 차창 밖의 풍광을 본인이 운전하지 않고 타인의 도움으로 제주도의 한 구석구석 등을 두루 살필 수 있다니 그 여유가 부러울 뿐이며, 생각하는 나 자신에게는 지금 현재의 풍요로움이 더욱 나를 사색하게 한다.

 시내 버스 요금이 15원 할 때 5원이 없어서 1시간을 걸어가야 했던 대학 시절이 생각나고 흡연을 위해 제주시 칠성통 극장 앞 등에서 담배꽁초를 주워 종이에 말아서 피웠던 그 철부지 시절이 이 차 안에서 잠시나마 그리워지곤 한다. 그땐 너무 젊은가난이었는데.

 이내 아내가 왔다. N 방향 버스 기사님께 부탁하여 해결했다고

 세상사가 다 그런 것 같다. 오늘이 괴롭고 마냥 버리고 싶을지라도 우리는 인내하여 내일을 위해 오늘을 불태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어릴 적 그 시절과 오늘의 나는 나 스스로가 그때와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를 비교하듯 아니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우리나라의 발전상처럼 지금 조금 모자라도 참고 저축하고.

 지금 조금 많다 하더라도 검소하며 지금보다 더 먼 훗날의 행복을 위해 진전하면 안 되겠나 하는 마음이 든다.

 지금 시대는 버스보다 자가용이 많다. 문명의 발달로 인하여 그로 인한 매연, 미세먼지 등 지구 온난화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 전기차, 수소차, 인공강우의 개발로 우리 인간의 생사화복을 달래려 정부는 많은 힘을 쓰고 있다. 나와 우리라는 집단이 함께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새삼 느낀다.

김명경 시인/수필가/전 중등교장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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