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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벚나무 꽃망울에 담긴 선물

기사승인 2019.03.21  17: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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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대학교에는 잔디광장 주위로 왕벚나무가 심겨져 있다. 왕벚꽃이 피기 전인 3월 중순부터 녹음이 가장 짙은 5월까지 제주대학교 잔디광장은 도내 유치원생들의 소풍장소로서도 자주 이용된다. 연구실에 앉아 창문을 열어 제주도의 깨끗한 공기를 마시다보면 유치원생들의 발랄한 목소리와 선생님들의 사랑이 듬뿍 담긴 목소리가 더욱 생동감이 있어 좋다.

 5.16도로에서 제주대학교 정문까지 1.2km 구간에도 7∼8m 간격으로 왕벚나무 가로수길이 조성돼 있다. 지금은 정년퇴임하신 원예환경전공의 소인섭 교수님께서 내가 제주대학교에 부임하기 전인 1983년에, 제주대학교에 근무하시면서 왕벚나무 식재를 결정하시고 학생들, 직원들과 함께 직접 심으셔서 조성한 것으로 들어 알고 있다. 지금부터 35년이 넘은 과거의 노력으로 인해 현재 우리가 혜택을 누리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 때 왕벚나무를 심었던 교수님과 학생들은 교정을 떠나고 없지만, 왕벚나무는 꽃을 피워 당신들의 노력과 땀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왕벚나무의 꽃이 봄에 피다보니 꽃이라는 식물의 기관이 봄에 발생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꽃망울의 분화는 겨울이 오기 전 가을에 미리 일어난다. 즉, 봄에 일찍 꽃을 피우는 많은 식물들이 꽃눈의 분화를 마친 상태로 겨울을 난다. 꽃눈은 매우 어리고 여린 부위이지만, 추운 겨울에 얼지 않도록 솜털과 단단한 껍질로 덮여 있다. 이러한 꽃눈은 봄이 되어 온도가 올라가면 개화가 촉진되어 화려한 꽃잔치를 벌이게 된다. 이 때 개화호르몬인 플로리겐이 작동해 일시에 꽃이 피도록 조절도 해준다. 우리 사람들이 열광하고, 축제까지 열어서 개화를 환영하는 식물들은 공통적으로 가을에 미리 꽃눈분화의 준비한 것들이다. 꽃눈 분화가 모든 식물에서 월동하기 전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식물들은 봄이 되어 잎이 나고 나서야 꽃눈 분화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꽃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 짙은 녹음에 꽃의 화려함이 감춰지기도 하고, 우중충하던 추운 겨울에서 봄에서 맞는 봄의 화려한 꽃잔치보다는 감격이 적을 수 밖에 없다.

 우리네 인생도 월동하는 꽃눈을 닮아 있다. 월동하는 꽃눈처럼 추운 겨울을 견딘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선물인 삶을 사는 것을 보게 된다. 위인전의 어느 누구를 보더라도 추운 겨울이 있었고, 그 가운데 준비의 시간이 있었다. 예수님도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의 고난당하심이 있었다. 기독교력으로 보면 요즘이 사순절 기간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사람을 향해 목숨을 줄 수 있는 사랑을 실천하실 수 있었다. 부처님도 고난이 있었고, 공자님도 권력자에게 인정을 받지 못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지 못해 방황하던 시간이 있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살아오면서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겨울이 추울수록 꽃의 색깔은 더욱 고와 사람들의 감탄과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금 이 순간 미래를 준비할 때, 그 미래가 바로 우리의 것이 된다. 준비된 자와 닥쳐서 준비하는 자는 출발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준비된 자는 다른 사람에게 선물이다. 

김인중 제주대 교수 생명공학부 바이오소재전공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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