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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삼무 신 삼무

기사승인 2019.02.12  17: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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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이 정월명절이었다. 조금 오래전만 해도 음력명절이라 말했다. 구정이라 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양력명절, 신정이란 말도 했었다.

삼다는 돌, 바람, 여자가 많음이오, 삼무는 도둑, 거지, 대문이 없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바, 삼다가 유달리 어려웠던 제주인의 환경을 집약하고 있다면, 삼무는 갖은 고난에 대처하고 이를 극복한 제주인의 강인한 의지의 표상이다.

‘도둑이 없다’는 함부로 남의 물건을 취하지 않으며, 범죄가 없는 밝은 사회를 뜻한다. 이는 정직, 순박, 자아를 굽히지 않고 떳떳하게 삶을 살겠다는 기질이라 보인다.

‘거지가 없다’는 조냥 정신을 이룸이니 아무리 땅이 척박하고 가난에 시달려도 최선을 다하여 부지런히 일을 했으며 물건을 철저히 아껴 썼다. 이는 남에게 의지하고 빌어먹는 일이 없는 삶을 살았다고나 할까?

‘대문이 없다’는 정낭을 걸쳐 두는 것으로 사람이 있고 없음을 알리는 신호이고 마소의 침입을 방지하는 역할도 했다. 이는 상호신뢰, 공개된 사회, 소통의 아름다움은 여기서 싹 텄음이다.

삼무공원을 찾았다. 제주시 연동에 있는 공원으로 거지, 도둑, 대문이 없다는 제주의 상징인 삼무의 이름으로 쓰였다. 여기엔 제주도에 없다고 알고 있는 기차가 있다. 그러나 설문대할망이 창조했다는 제주 노래비가 없으니 여기에 세웠으면 어떨까?

‘도둑 없고 대문 없고 거지 없어 삼무라 불리던 그 곳 옛날에 설문대할망이 살았더래요(장영주 작사, 설문대할망).’ 이 노랫말에 보면 옛날이란 말이 나온다. 한마디로 구 삼무를 노래했건만…. 그럼 신 삼무는 뭘까?

첫째가 사라진 벌초 방학이다. 지난 2004년 이전까지는 제주도 내 모든 학교에서 대부분 시행되었으나 2010년 이후에는 행해지고 있지 않다. ‘가지벌초(개인벌초)’를 초하루 이전에 마치고 ‘모둠벌초(단체벌초)’를 초하룻날로 정해 유지에 있든 외국에 있든 이 날만은 한데 모였다. ‘식게 안 한건 몰라도 소분 안 한건 안다’ ‘추석 전에 소분 안 허민 조상이 덤불 성 멩질 먹으레 온다’란 속담 까지 있으니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던 생활상인가? 그런데 이젠 많이 변했다.

둘째가 수눌음이 보이지 않는다. 수눌음, 대부분 밭농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농업 조건에서, 밭갈이를 제외하면 거의 여성 몫이었다. 여성들은 수눌음을 통하여 힘든 일이 있으면 여러 명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돕는다. 홀로된 여성이라 할지라도 남성이 밭을 갈아주면 김을 매어 주는 형식으로 수눌음이 행해졌다. 그러나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로 바뀌며 이 제도는 어느 덧 옛 추억으로 사라져 버릴 위기에 처했다.

셋째가 청정공기가 사라졌다. 청정공기, 예전에 한라산의 청정공기로 산소 캐(음료수 캔처럼)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었다. 수요자가 절대 부족 상태에서 실패는 했지만…. 그러나 미세먼지가 어떻고 산업화에 따른 공장매연이며 자동차 가스 등으로 인한 제주의 청정 공기는 차츰 흐려져 가고 이제는 산소 캔이니 공기 청정기를 사용해야 할 만큼 공기가 탁해 지고 있다.

요컨대 도둑 없음은 정직하고 질서를 지켜 나감이오, 거지 없음은 어떤 가난에 부닥치더라도 부지런한 조냥 정신을 간직함이오, 대문 없음은 믿고 도우는 공동체 의식이 배어 있었으나 다문화 가정, 인구 유입, 무비자 제주, 무자비한 개발로 벌초방학, 수눌음, 청정공기가 위기에 놓인 신 삼무를 어떻게 해야 할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장영주 교육학 박사 / 한국해양아동 문화연구소장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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