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
ad27

무리한 법 집행과 원 도정의 정치력

기사승인 2019.01.08  17:45:58

공유
default_news_ad1
   
 

 김경배씨는 제주도청 앞에서 21일째 단식 중이다. 제2공항 건설에 대해 원희룡 도지사와의 공개면담을 요구했다. 지난 7일 제주도는 단식 천막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으로 답했다. 제주도는 대집행에 앞서 “도로를 불법점용 함으로서 보행 및 교통소통에 많은 지장을 주고 있어 이를 방치함은 공익을 해할 것으로 인정되므로 철거시한까지 자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도로법 제61조 제1항과 제75조 위반이란다. 한 인간의 목숨을 건 싸움이 어떤 공익을 해쳤을까.

 도로를 무단 점용하는 도로법 위반은 드물지 않다. 편의점 앞 테이블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편의점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며 무단 점용에 함께한다. 고성방가, 흡연, 쓰레기가 문제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식품위생법, 건축법, 주차장법 위반도 문제된다. 인근 주민들이 수시로 민원을 제기한다. 제주도를 비롯한 대부분 지자체는 편의점 테이블을 강제 철거하지 않는다. 사회통념상(상식) 용인될 수준에서 적극적인 중재와 조율을 택한다.

 김경배씨는 단식 첫날부터 제주시 공무원 30여명과 마주했다. 단식 텐트 설치를 막으려 공무원 수십 명이 나선 것이다. 간신히 텐트를 쳤지만, 단식 2일차에 곧바로 계고장을 받았다. 다음 날까지 텐트를 철거하란다. 그리고 제주도는 단식 20일차인 지난 7일 300여명의 공무원을 동원하여 행정대집행을 강행했다. 김경배씨의 단식 천막과 그와 함께 하던 제주녹색당의 천막, 도청 현관 계단 일부를 차지한 시민들을 모두 치웠다. 제주도의 신속한 행정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행정대집행은 심각하게 공익을 해하는 경우에 가능하다. 김경배씨는 단식 천막을 인도 일부에 설치하였을 뿐이다. 보행 공간은 충분하다. 제주도청 앞은 시민들의 통행이 많지도 않다. 도로 구조나 시민들의 왕래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고 말하기 어렵다. 최근 날씨가 춥다. 비바람을 막아줄 천막을 철거하면 김경배씨가 안전해질까.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제주녹색당 천막 철거는 정당법에 보장된 정치활동 중인 공당(公黨)에 대한 탄압이 될 수 있다. 도청 현관 계단 일부를 차지한 시민들의 손발을 들어서 강제 퇴거시킨 공무원의 자력구제 주장은 낯설기만 하다. 법치국가는 자력구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무리한 법집행이다.

 원 지사는 지난해 12월 21일 제36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경배씨의 단식 농성과 관련, “노상에 적치물(텐트)을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며 불법행위를 막는 것도 공무원의 직무이기 때문에 이를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불법을 옹호할 수는 없다”고 했다. 원희룡 도지사가 민원인이다. 민원인이 원 지사라는 점을 제외하고 도로법 위반이 관련된 다른 경우보다 강력하게 대응한 이유를 모르겠다. 물론 불법의 평등은 없다. 법의 기본이다. 그러나 불법의 평등이 없다는 법리가 원 지사의 심기를 살피기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 법은 권력자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원 도정을 향한 김경배씨의 단식은 정치 영역이다. 정치인은 법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 사람 앞에 서야 한다. 법은 사람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편의점 테이블을 용인하는 우리 상식과 법이 한 사람의 목숨을 건 싸움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농성장에 정치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원희룡 도정이 정치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신훈민 변호사 / 제주주민자치포럼 공동대변인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d28
default_news_ad3
ad29

최신기사

default_news_ad4
ad30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ad31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