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개편안 발표에 혼란 불가피
고교체제개편도 무용지물 될 수도
[제주신문 = 윤승빈 기자] 정부의 2022 대입제도 개편으로 제주교육 현장에도 큰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이석문 체제 교육정책이 평가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두는 ‘2015개정교육과정’에 뿌리를 두는데, 정부 개편안은 정시 규모를 확대하는 등 ‘평가’ 위주의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개편안이 발표됐다.
개편안 중 가장 주목되는 사항은 대학 입시에서 정시 선발 인원을 30% 이상으로 늘리도록 한 것이다. 그러면서 일부상대평가제를 유지했다.
이로 인해 암기 위주의 정시인 수능 확대와 토론, 실습, 체험 중심의 참여형 수업으로 개정하는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정면 충돌하는 상황을 낳았다.
이는 이석문 교육감이 구상하고 있는 ‘제주 고교학점제’ ‘제주형 IB교육과정’은 물론 현재 막바지에 들어선 ‘제주 고교체제개편’에도 큰 위기를 낳게 할 수 있다.
수능 정시 확대는 지역·계층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특정 지역 및 학교에게 유리하게 작용해 일반고를 위축시킬 수 있으며, 특정과목 쏠림 현상이 강화돼 문제풀이식 수업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체제개편으로 동지역 고교와 읍면지역 고교 격차를 완화시키고 특성화고만의 차별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데, 정시가 확대되면 다시 개편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수능 위주의 교육 확대는 ‘IB교육과정’과도 배치돼 현재까지 도입에 힘써온 것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앞서 이석문 교육감은 “수능 정시 확대는 미래 교육 역행”이라며 “오랜 시간 이어진 공교육 정상화 노력이 무위에 그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고교학점제 시행에 대비한 미래지향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윤승빈 기자 sb@jejupre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