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해경청, 3개 건설업체와 대표 입건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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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수물품. 사진=제주지방해양경찰청 | ||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하나의 회사를 별개의 회사인양 세개로 나눠 입찰에 뛰어들고, 기술자를 보유하지 않음에도 면허를 빌려 수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일당이 제주해양경찰청에 적발됐다.
이 일당은 2년전 케이블 고정용 스톤백 파손으로 1년째 가동되지 못해 물의를 빚었던 제주시 한경면 소재 파력발전소 공사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입찰방해, 건설산업기본법,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등 9개의 범죄혐의로 A사, B사, C사 등 3개 건설업체와 대표이사 김모(75)씨 등 관련자 47명을 입건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사 대표 김씨는 A, B, C사 등 3개 건설회사가 사실상 하나님에도 마치 별개의 회사인 것처럼 속여 투찰가능 한 업종별로 두 개의 회사를 서로 짝 지어 공동으로 투찰해 낙찰 확률을 높였다. 공사의 성격에 따라 A사와 B사가 입찰에 뛰어들거나, B사와 C사가 뛰어드는 방식을 이용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B, C사는 한 건물에 위치해 있으면서 경리업무 등이 통합적으로 관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B사와 C사에는 김씨의 가족이나 지인을 대표이사로 앉혀놓고 중요한 결정은 김씨가 내리는 등 사실상 하나의 업체였던 셈이다.
또 이들 업체는 각 업종별로 요구하는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기술자 임모(55)씨 등 30여명으로부터 연간 일정금액에 경력증, 경렵수첩, 기술자면허 등을 빌려 기술자를 보유한 것처럼 속였다.
면허의 희귀도에 따라 150만원에서 800만원까지의 금액을 기술자들에게 지급하고, 입찰 업체 요구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기술자들로부터 통장과 카드, 자격증 등을 불법대여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김씨 등은 지난 2014년 1월 1일부터 2018년 4월 1일까지 제주 해저케이블공사를 포함한 총 27건에 420억원 상당의 공사를 불법낙찰 받았다.
불법대여한 기술자들의 통장에는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척하고 다시 환수하는 방법으로 2억원 상당을 횡령함 혐의도 드러났다.
현재 이들 업체에 적용된 혐의만 9가지로 업무상 횡령을 비롯해 국가전자조달시스템을 악용한 입찰방해 혐의,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혐의, 건설기능사 면허를 불법대여 혐의의 건설기능진흥법 위반, 국가자격증 불법대여 혐의의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정보통신기술증 불법대여 혐의의 정보통신공사업법 위반 통장을 양도한 혐의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이다.
한편 지난 2016년 6월 7일 감사원은 해양수산부 기관운영 감사 결과 해저 시설물인 스톤백 파손으로 해저케이블이 끊어진 것이 발견되면서 1년째 파력발전소가 무용지물이었던 사실에 대해 원인규명과 손실보전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당시 해경 수사 결과 해저케이블 공사는 김씨 일당이 낙찰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등은 지난해에도 80억원 상당의 제주 해저케이블 공사를 낙찰받아 공사를 진행하던 중 관련 업계의 첩보를 입수받은 해경의 수사 끝에 덜미를 잡혔다.
이서희 기자 staysf@jejupre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