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관련 모든 절차를 일시 중지하고 사전 타당성 재조사를 제주도가 직접 맡아 검증하라”는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와 범도민행동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이들은 최근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지역주민·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에서 “제2공항 계획은 낡은 토건주의의 산물일 뿐”이라며 재선된 원희룡 지사에게 “제2공항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일시 중지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사실 제2공항 문제의 본질은 입지의 타당성이 아니다. 국토부는 성산읍 공항 예정 부지의 기상, 동굴, 오름 등이 공항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반대대책위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입지 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가려 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입지가 타당하든 않든, 성산지역이든 다른 곳이든 제2공항이 들어서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제주의 환경은 이미 무분별한 개발로 과부하가 걸린 상태이며, 연간 관광객도 1500만 명이 넘어서면서 쓰레기, 하수, 교통난이 심화되고 있다. 더 이상 관광객이 오면 도민생활환경은 최악의 상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국토부의 입지 사전 타당성 재조사 결과를 보고 제2공항 건설 여부를 결론 내겠다는 원 지사의 입장에는 상당한 모순이 있다. 원 지사는 이번 지방선거 합동토론회에서 연간 관광객이 2000만 명을 넘어서면 안 된다고 했다. 환경 등 수용 능력의 한계를 고려한 발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정도의 관광객은 현 제주공항 시설을 보완하고 소형항공기를 중·대형화하면 얼마든지 수용이 가능하다. 원 지사는 민선 7기 도정 출범을 계기로 무엇이 진정 제주의 미래와 후대를 위하는 것인지를 냉철히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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