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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예찬

기사승인 2018.05.17  10: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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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창희

5월 21일은 보리알이 통통하게 살찌는 절기 소만이다. 보리는 밭이나 논에 심어 기르는 두해살이 곡식이다. 제주도에서는 11월경에 씨앗을 뿌리고 어린잎으로 겨울을 나고 봄이 오면 쑥쑥 자라나서 5월이면 누렇게 익는다. 뿌리는 수염뿌리이고 줄기는 곧게 자라며 속이 비어있고 끈처럼 생긴 긴 잎이 나온다. 4월에 줄기 끝에 이삭이 나와서 노리끼리한 꽃이 피는데 이것을 ‘보리가 팬다’라고 부른다. 바람의 도움으로 가루받이를 하면 알곡이 맺고 보리의 겉겨를 벗겨 내면 우리가 먹는 보리쌀이 된다.

예전에 보리는 매우 중요한 식량이었다. 초여름에 거둬들여서 쌀이 나오는 가을까지 밥을 지어 먹었던 소중한 서민 식량이다. 보리는 가루를 내어 된장 담글 때도 쓰고 싹을 틔워 엿기름을 내어 식혜나 조청, 엿을 만들어 먹었다. 겉겨 째로 볶아서 보리차를 만들고 가루를 내어 미숫가루를 만들어 여름철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 맥주나 양주의 원료로도 쓴다.

동의보감에서는 ‘오곡지장(五穀之場)’으로 예찬된다. ‘곡류의 왕’이란 뜻이다. 사실 보리는 그 약효나 영양가에 있어서도 쌀이나 밀가루보다 훨씬 앞선다. 본초강목에는 보리가 피 속의 독기를 풀어주어 피를 맑게 해주기 때문에 혈액을 젊게 하고 얼굴색을 곱게 한다고 했다.

한동안 쌀에 밀려 푸대접을 받기도 했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꽁보리밥이나 보리죽 등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나간 시절의 향수이기도 하겠지만 워낙 몸에 좋은 성분을 많이 가지고 있다 보니 각광받게 된 것이다.

옛날 천석꾼이니 만석꾼이니 하는 부자들도 흰쌀밥 만을 먹지 않고 보리를 30% 가량을 섞어 먹었다고 한다. 가난한 농민들은 보리밥조차 못 먹고 있다는 것을 아는 염치, 보리는 건강에 이로운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풍요는 절약하는데서만 얻을 수 있다는 생활 철학이 배어있어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연두와 초록이 제주도를 상큼하게 물들인다. 그중 으뜸은 보리! 가파도 청보리 축제는 끝났지만 오라동 청보리 축제는 4월 28일부터 5월 22일까지 오라동 산76번지 일대에서 진행된다. 드넓은 들판위에 한없이 펼쳐지는 초록의 물결은 일상에 지친 심신을 정화하기에 충분하다.

양창희 제주도농업기술원 제주농업기술센터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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