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상위 25%의 평균 자산(14억원)이 하위 25%(1512만원)의 93배에 이른다는 통계 수치는 충격적이다. 상위 10%의 소득 또한 하위 40%보다 14배나 많아 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 22일 오영훈 지사를 상대로 한 제주도의회 도정 질문에서 한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소득 불평등 심화 문제를 제기하면서 밝혀졌다.
상위 25%가 차지하는 총자산이 전체의 74%에 이른다는 사실만으로도 도내 빈부 격차의 심각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도민의 복리증진’ 도모 등을 목적으로 2006년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목적에 상반되는 결과다. 당시 기초단체를 없애고 특별자치도로 단일화하면 주민들의 경제적 삶이 더 좋아진다며 시·군 폐지를 주도했던 제주도의 정책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거듭 확인해 주고 있다.
물론 정부가 국세의 세목을 제주도에 넘기거나 도내에서 징수하는 국세를 제주도에 이양하지 않는 등 제주특별법을 준수하지 않아 특별자치도의 차별적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경제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더 큰 요인은 역대 도지사들이 주민복지 정책보다 관광시설 목적 위주의 자본 투자 유치에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일자리가 늘고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직·간접적인 소득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몰아친 부동산 투기 광풍으로 많은 토지를 소유한 사람들은 벼락부자가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는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됐다. 만약 역대 지사들이 제주특별법의 취지대로 도민복지 증진 정책을 최우선해 추진했다면 이렇게까지 소득 불평등 현상이 심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오 지사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함께 서민용 주택 공급을 늘리고, 특히 소득이 없는 가정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심각한 양극화 해소가 도정의 중심 목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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