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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건설, “서둘러, 천천히”

기사승인 2022.09.14  17: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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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저녁놀이 그리울 때 가끔 제주시 도두봉 전망대를 찾는다.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명소다. 제주공항에 가장 근접한 이곳에서 비행기가 굉음과 함께 1~2분 간격으로 이·착륙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그때마다 아찔한 외줄타기를 보는 듯하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1200여 만 명의 관광객도 초록은 동색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현행 활주로는 동서 하나뿐이라서 한계치를 초월한다. 남북 활주로가 있기는 하나 양력과 활주거리와 건축고도 등의 문제로 사실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제주도의 면적 대비 84%에 불과한 하와이 오하우 섬에는 비행장이 4곳 있다. 현행 제주공항을 보완할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비행장 하나 더 만들면 안 되는 것일까. 

 국토부의 항공수요 예측에 따르면 10년 후 왕복 4500만 명이 비행기를 이용해 제주를 오고갈 것으로 본다. 제2공항을 건설하여 접근성을 강화하는 일은 미래 제주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서 국가 사회적 화두이기도 하다. 

 제2공항 건설 사업은 현 정부에서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걸림돌은 지난해 환경부에 의해 재차 반려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의 보완 및 심의 통과 여부이다. 그 평가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함은 물론, 만약에 엄격한 검증 절차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제2공항 건설 사업은 포기해야 하겠다.    

 지난해 2월 국토부의 중재 하에 제주도와 도의회가 합의해 추진한 제2공항 여론조사는 엠브레인과 갤럽 2곳에서 진행했다. 찬성 43.95%, 반대 49.05%의 조사결과를 근거로 도민들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면 제2공항 건설은 백지화되어야 한다는 게 다수의 여론이었다. 

 그러나 함께 실시된 성산읍 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의 평균치는 찬성 65.25%, 반대 32.2%로 집계됐다. 성산 주민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면 오히려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논리가 더 설득력 있을 법하다.

 게다가 공공복리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제2공항 건설의 법령과 예산을 뒷받침하겠다고 협의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 볼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원전原電 폐기 정책을 확정하면서 일반 여론조사보다 진중한 ‘공론조사’ 방식으로 채택했다. 다른 한편, 윤석열 정부는 에너지 안보 및 탄소중립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 활용하기로 하여 원전 생태계를 복원키로 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제2공항 인프라 확충 문제를 숙의하되 그 속도는 천천히, 결단내리면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필자는 사회협약위원회(3기)의 위원장으로서 공공갈등의 대표적 사례인 강정 해군기지 건설 사업에 따른 갈등 해소를 위해 수년간 활동한 바 있다.

 해군기지 건설 사업이나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나타난 정부의 일방적 추진방식(DAD)으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얻지 못했고, 또한 공익과 사익의 비교 형량을 소홀히 하여 갈등의 사회적 비용을 확대시키는 우를 범했다.

 아직도 기회는 있다. 공공기관의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에 근거하여 사전 갈등영향분석하고, 거버넌스를 구축해 정책 결정·집행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지역상생의 최적 방안을 도출하길 바란다.

김승석 변호사 /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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