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업체·운송노동자, 5차례 협상 모두 결렬
파업 장기화로 공사중단 현장 늘고 피해 누적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레미콘 업계의 노사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운송 노동자들의 파업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레미콘 생산업체 측인 제주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과 운송 노동자 측인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지난 13일 5차 협상에 나섰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 테이블을 떠났다.
운송 노동자들은 운송비 인상과 토·일요일·공휴일 휴무 보장, 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 등을 골자로 하는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3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양 측은 노사 협상 과정에서 운송 노동자들의 요구안에 대한 입장차를 일부 좁혔다면서도 절충안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생산업체 측이 처음 제시했던 18% 인상안보다 확대된 안을 내놨지만 운송 노동자들은 운송비 100% 인상을 주장, 여전히 의견차가 큰 상태다.
이와 관련해 운송 노동자들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지역 평균 레미콘 운송비는 1㎥당 8000원으로 1㎥당 1만원인 타지역보다 20% 낮고, 유류비도 타지역에선 사측이 부담하고 있지만 제주에서는 노동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해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레미콘 업계 노사 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건설업계 피해는 날로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에 따르면 레미콘 운송 파업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된 회원사(330여 곳) 공사현장은 지난달 50여 곳에서 이달 현재 70여 곳으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일부업체는 공사기한을 못 맞춰 지체보상금 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와 함께 일용직 노동자들도 일을 하지 못해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 관계자는 “건설현장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며 “레미콘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사가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서희 기자 staysf@jejupre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