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지그룹 자회사-국내 모 의료기관 매매 계약
시민단체 우회 논란 제기 속 일반병원 거듭날 듯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영리병원 논란에 휩싸였던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지분 대부분이 국내 모 의료기관에 매각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27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등에 따르면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추진한 중국 녹지그룹의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이하 녹지제주)는 국내 의료기관과 80% 가량의 녹지국제병원 지분 매매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의료기관은 75%를 매입한 데 이어 5%를 추가적으로 매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분 매각 총 금액은 400억원에서 500억원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JDC는 이날 매수 대상자 등을 통해 계약 내용 등을 파악하고 향후 녹지국제병원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영리병원 반대 시민단체인 ‘의료 영리화 저지와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이하 도민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국내 병원이 녹지국제병원 지분 상당수를 인수한다면 이는 국내 병원이 영리병원 운영을 허용하지 않는 관련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과 ‘제주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의하면 영리병원은 주식회사 및 유한회사로, 법인의 외국인 투자 비율이 50%를 넘어야 한다.
이에 대해 도민운동본부는 “설립 시에만 외국 법인으로 개설 인허가를 받고 완공 후 국내 병원에 매각해 사실상 국내 법인의 영리병원 우회 투자 논란을 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은 이미 개설허가가 취소돼 의료기관으로 볼 수 없다”며 “대법원에서 녹지제주가 승소해도 지분이 변경되면 인허가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고 우회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또 녹지병원의 지분을 매입한 국내 의료기관이 녹지제주와 새롭게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2년 개원을 목표로 준비 중인 가운데 영리병원이 아닌 일반병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19년 4월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했다. 녹지제주는 이에 반발해 제주도를 상대로 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녹지제주가 해당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더라도 기존 녹지국제병원의 지분 관계가 달라져 의료기관 개설을 위해서는 제주도로부터 병원 개설허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
이서희 기자 staysf@jejupre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