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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를 위한 변명

기사승인 2019.09.15  14: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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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학교 최성해 총장의 고졸 학력 논란이 일고 있다. 기득권층의 민낯을 드러내준 연극 같기도 하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장면은 그가 만약 고졸 학력의 소유자라면, 그의 능력과 별개로 대학 총장도 고졸 학력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고졸이 대학교를 잘 이끌어 왔다면 그깟 대학·대학원 졸업장이 무어 그리 중요하랴, 그깟 석·박사 학위가 무어 그리 대단하랴?

"똑똑한 사람들은 그들을 이끌어 줄 바보를 필요로 한다. 과학자들로만 이뤄진 무리가 있다면 농민이 길을 이끄는 게 최선"이라는 말을 한 사람이 있다. 이 말은 최근 자리를 내어놓고, 전문 CEO에게 자리를 넘긴 알리바바 전회장 마윈의 말이다. 이 회사가 500조원이 넘는 회사라면 눈 뒤집힐 사람 많겠다.

암튼 그의 말에 따르면 최성해 총장은 참 멋진 사람이다. ·박사들이 우글거리는 교수집단과 대학생들을 거뜬히 이끈 고졸-그가 고졸이 맞다면- 총장이 아닌가? 고졸이라 해서 멋진 게 아니라 고졸자가 대학원 출신 박사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학벌의 허구를 증명해 낸 게 멋지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자신의 고졸 학력을 숨기기 위해 대학 졸업이라는 거짓과 허위 박사 학위를 간판으로 내걸었다는 것은 참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하지만 그는 그런 거짓으로 거뜬히 대학 총장 자리에 올랐으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등 호화로운 경력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이마저도 역으로 얘기하자면 그런 역할들 쯤이야 고졸 학력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일이 드러난 것은 소위 강남으로 대변되는 한국 기득권층의 파렴치함과 서울대라는 착취 학교의 권력 투쟁과 그 권력 투쟁의 중심에서 밀려난 부류나 그 권력에 속하기 위해 온갖 거짓과 특혜를 이용하는 그 대학 족속들의 배아픔이 만든 블랙코메디가 아닐까?

또한 자식을 위한 것이라면 도덕이나 세계관이나 공정이나 정의감 같은 것쯤이야 기꺼이 개밥에 쳐넣어 버릴 수 있는 도덕 너머 그들만의 유토피아’, 보통의 눈으로 보면 대다수의 디스토피아가 강남에 존재해 왔음을 드러내 준 사건이 아닐까?

거짓과 반칙과 부패, 그 내부로부터의 폭발을 우리는 목격하였다. 더 이상 숨겨둘 공간을 상실한 그들은 스스로 폭발하고 말았다. 그 강남에서는 보수나 진보, 수구나 혁신, 민주나 독선, 도덕이나 파렴치, 포용이나 차별 등이 유기체처럼 꼬여 있다. 그들은 오직 그들만의 자유와 방종과 특별과 파격으로 만든 편파 세상에 산다. 염치는 고사하고 눈치도 없다. 그들은 매우 이기적인 동물로 진화하고 있다.

최성해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자기 부정의 골짜기로 자신을 몰아넣었다. 어쩌면 그는 고졸 신화를 만든 성공담의 주인공이다. 고졸로 총장이 석·박사들을 호령하고, 소위 사회 지도층이 되지 않았나? 하지만 그는 자기 부정을 통해 졸장부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기 부정의 필연적 결과를 그는 몰랐으리라. 그는 똑똑한 사람들을 이끈 바보가 아닌 그냥 바보였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 의하면 인간 내면의 억압된 감정이 해소되지 않으면 무의식 속에 잠재하여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최성해는 고졸의 억압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결국 그가 쌓아올린 명성들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고 말았다. 자기 부정의 덫에 걸린 결과였다. 이제 그는 몸에 맞지 않는 커다란 감투를 걸치고 세상을 배회하며 항변할 것이다. “나에게 돌 던질 놈 있으면 나와 봐~” , 짠한지고.

김성률 교사 / 노마드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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