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者天下之大本也(농자천하지대본야, 농사는 하늘 땅 아래 사람이 살아가는 데 근본이다)”는 인간의 삶에서 농사가 기본임을 강조하고 있다. 18세기 세상을 바꿔 놓은 1차 산업혁명 이후 다양한 산업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이는 결코 변할 수 없는 명제다. 실제로 농업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전쟁살상무기와 핵과 같이 식량안보를 담당하며 막대한 보조금 지급은 물론 이를 견제하기 위한 무역 분쟁도 불사할 만큼 국가안보차원에서 보호받고 있다. 달러 무기가 힘인 미국 역시 세계 제1농업 생산국이다.
농업 보조금의 경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르웨이, 스위스,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이 지급하고 있다. 이쯤 되면 농업과 농민들의 우리사회에 또 국가안보에 미치는 중요성은 더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농협의 책무가 무엇인지 더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월동채소 파종시기를 맞아 제주농민들의 일손을 덜어 주는 약제(제초제)조차 제때에 해결하지 못해 문제가 됐다. 농협이 걱정이 많았다고는 하나 사전에 대비 못한 정부와 농협업무 실태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제주도는 육지에 비해 겨울철 기온이 높은 이유로 월동채소 생산이 그나마 제주농민들에게 한철 수입이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가파르게 상승한 제주도 지가 상승으로 농업은 경제적으로 더 실효성이 없는 산업이 돼 가는 마당에 농민들의 작은 시름조차 덜어줄 수 없다면 농민을 조합원으로 둔 농협의 존재 이유가 없다. 사실 농협이 금융, 증권, 대형마트 등 그어떤 제재도 받지 않고 산업전반에 걸쳐 진출할 수 있는 특혜를 누리는 것은 농민들의 피와 땀을 자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던가. 이제 약제(제초제) 문제가 해결됐다니 다행한 일이지만 이번 경험을 교훈으로 앞으로는 농민들의 조그만 시름도 사전에 차단토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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