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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앙가주망(engagement) 해 봤으면

기사승인 2019.08.12  17: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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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교수 출신으로 고위직을 맡았던 인사가 스스로앙가주망(engagement)’으로 표현했다 해서 언론이 이를 집중 조명했다. 한 일간지 파리특파원기고에 따르면, 앙가주망은 지식인의 적극적 사회 참여를 상정한다. 부조리한 현실에 맞선 용기와 고뇌가 필요한 것이고, 스스로를 사회 속에 던져 넣는 자기 구속으로 지성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자유와 진실을 억압하는 압제에 맞서 부당함을 바로잡자고 호소해야 한다. 물론 사익은 배제해야 빛날 수 있는 것이다.

앙가주망은 본래 철학용어이자 각자의 책임을 강조하는 윤리적인 사상이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이 앙가주망을 즐겨 사용함으로써, 실존주의 철학의 중심사상이 되었다.

그는 또한 인간의 존재 양식은 현재의 상태로부터 구속이나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움을 이루려고 필요한 수단과 방법을 꾀함과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그 어떤 목적을 향해 나가기 위한 자기구속을 앙가주망이라 했다. 그래서 앙가주망은 극히 정치행동이나 사회참여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시대와 상황에 속박되어 있음과 동시에 자유스러운 인간이 자기를 실현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이 앙가주망 사상은 문학에까지 파급되었다.

사르트르는 2차 세계대전 전의 작가들의 무책임했음을 비판하면서 동시대인을 위해 글을 쓰고, 동시대에 책임을 지는 글쓰기가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소위 앙가주망 문학을 제창했다. 그러나 문학의 영역에서도 좁은 의미의 정치주의(政治主義),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다는 이념에서 벗어나 작가가 자신의 독자성을 깊이 연구하여 전체적 보편성(普遍性)을 획득하는 것을 문학의 앙가주망이라고 주장했다.

이의 대표적 사례로는 대문호 에밀 졸라가 널리 입에 오르내린다. 그는 1898년 유대인이란 이유로 간첩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받은 드레퓌스 대위를 위해 나는 고발한다(J’accuse)‘는 글을 썼다. 이는 작가로서 얻은 명성을 군부를 고발하는 데 쓴 자기희생이 있었다. 그의 문학적 고발은 당시 프랑스 사회에 큰 울림을 줬고, 드레퓌스는 풀려났다. 에밀 졸라는 그래서 앙가주망의 전형으로써 여태껏 추앙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인사는 평생 연구 작업을 실천에 옮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소위 촛불정부에서 스스로 앙가주망을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항변에 대하여학자가 권력이 주는 자리를 얻어 공부한 걸 써먹었다고 해서 앙가주망이 될 수는 없다. 힘에 맞서지 않았고, 반대로 힘을 행사하는 일을 했다. 감투와 권세를 등에 업은 것이 지식인의 양심 어린 행동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의아하다. 앙가주망 실천이 본인이 목표였다면 애당초부터 관직을 맡기보다 학자로 머무르는 것이 오히려 운신 폭을 넓혀주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앙가주망을 실천하려면 손해를 무릅쓰는 선도적 제언으로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무대에서 영화를 누리고 퇴장할 때 그동안의 행보를 정당화하기 위해 편의상 동원하는 용어로 앙가주망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제주문제에 천착해왔다. 11개 신문사에 300편의 칼럼을 기고하고, TV방송토론·라디오인터뷰·특강·각종토론회·자문위활동 등을 해왔다. 남보다 조금 더 배운 죄로 고향 제주 개발 등에 문제의식을 갖고 쓰고, 말하고, 토론하고, 대답하는 것을 즐겨왔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도 앙가주망이라 불러줬으면 좋겠다.

백승주 C&C 국토개발 연구소장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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